러 “우크라 계획 수정안서 ‘핵심’ 제거됐다면 상황 달라질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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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우크라·유럽과 조정한 ‘임시 버전’ 기다리는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이 조율 과정을 거친 후에도 ‘핵심 정신’을 계속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벨라루스 외무부 공동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계획 초안에서) 앵커리지 정신과 문서가 핵심 조항에서 제거됐다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해 마련한 평화 구상안이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합의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계획의 핵심 조항이 앵커리지에서 도출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효하다”며 “이들 원칙은 전반적으로 계획에 반영돼 있고 우리는 이를 환영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계획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배제하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군 규모도 60만명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유럽 측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해 계획의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수정된 계획은 보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유럽, 우크라이나와 이 문서를 조율하는 단계를 완료하는 측면에서 임시적이라고 생각하는 버전을 (공유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 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회동했고 이날도 만날 예정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외교는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유출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훼손하고 뒤틀기 위해 고의로 내용을 유출하는 ‘광분’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 대한) 접촉을 공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전달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과 관련해 접촉하는 차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아부다비에서 만났다는 보도에 “아무것도 말할 게 없다”며 “이 상황은 ‘미디어 대혼란’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계획 초안에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여전히 협상 과정에 완전히 열려 있다. 목표를 정확히 정치적 외교적 수단으로 달성하는 것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과정에 유럽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럽의 참여 없이 유럽의 안보 체계를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특정 단계에서 (유럽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