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정상신분 감안 삼엄한 경비속 호송…한국시간 6일 오전 2시 기소 인부 절차
마약 밀매 등 혐의로 6년전 기소…美의 ‘체포 불법성’ 주장도 예상
(워싱턴 뉴욕=연합뉴스) 박성민 이지헌 특파원 = 미군의 전격 기습작전에 의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첫 법정 출석을 위해 뉴욕 맨해튼의 남부연방지방법원에 도착했다.
로이터·AP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감돼 있던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서 오전 7시15분께 이동을 시작했다.
일국의 현직 정상이 형사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미국 법정에 서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미 당국은 마두로를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경비태세를 가동했다.
인근 운동장에서 헬기에 태워진 마두로 대통령은 법원 인근 맨해튼 헬기장으로 호송됐다.
미 마약단속국(DEA) 등의 중무장한 요원들이 강가에 설치된 헬기장에서 수갑을 찬 것으로 보이는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끌고 가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들은 이어 장갑차에 태워져 법원으로 이동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정오(한국시간 6일 오전 2시) 법원에서 기소인정 여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마약 밀매, 돈세탁 등 ‘마약 테러리즘’ 혐의로 기소된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국의 현직 정상이 인신 구금 상태에서 타국 법정에 서는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 법무부가 지난 3일 공개한 기소장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 톤(t)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두로 대통령뿐 아니라 영부인 플로레스, 아들, 베네수엘라 내무장관과 법무장관, 전 내무장관, 베네수엘라의 국제마약·범죄조직 트렌데 아라과 수장으로 알려진 헥터 루스덴포드 게레로 플로레스 등도 기소장에 피고인으로 적시됐다.
기소장은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플로레스가 마약 자금 채무자나 마약 밀매 활동을 방해한 이들에 대한 납치, 구타, 살인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라카스에서 지역 마약조직 보스를 살해한 혐의도 기소장에 포함돼 있다.
영부인 플로레스는 또한 2007년 대규모 마약 밀매업자와 베네수엘라 국가마약단속국 국장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가로 수십만 달러(수억원)를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재판은 올해 92세의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가 맡는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헬러스타인 판사는 마두로 대통령이 연관된 마약 사건을 10년 넘게 담당해왔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법원에서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에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했다.
또한 주권국가의 원수로서 미국의 자신에 대한 체포 작전 자체가 불법이라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앞서 지난 1990년 미국에 체포된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미국 법정에서 펼친 주장과 유사하다. 하지만, 법원은 이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노리에가는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이 이뤄진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서 미군과 미 법무부 당국자에 의해 체포돼 같은 날 뉴욕으로 압송됐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