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처방약값 대폭 인하… 오젬픽 등 15종 최대 85%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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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chicago

메디케어 서비스국이 오젬픽과 위고비를 포함한 15개 고가 처방약의 가격을 크게 낮추기로 하면서 시니어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은 25일 “이들 약품의 가격 인하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는 2022년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만들어진 ‘메디케어 약값 협상 프로그램’의 두 번째 결과로, 실제 적용은 2027년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첫 번째 협상을 통해 10개 약품의 가격이 조정됐으며, 이는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인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방식과도 구별된다. 과거 행정부는 제약사와 개별적으로 협상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즉, 법을 통해 약값을 공식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사와 ‘특별 할인’ 같은 형태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약값을 낮추는 접근이었다. 반면 현재 진행된 ‘메디케어 약값 협상’은 법률에 근거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격 조정 권한을 행사하는 점이 다르다.

보건복지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며 “시니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메디케어가 제약사에 지급하는 금액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환자의 실질적인 부담금은 가입한 보험 플랜에 따라 달라진다. CMS는 이 조치로 납세자 부담이 약 120억 달러 절감되고, 2027년 기준 메디케어 가입자의 본인 부담금도 약 6억8,5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협상 가격은 기존 정가 대비 크게 낮아졌다.

오젬픽·리벨서스·위고비는 월 959달러에서 274달러로 인하됐고, 위고비 고용량은 385달러로 결정됐다. 이밖에 천식, 유방암, 전립선암, 폐섬유증, 만성변비, 헌팅턴병, 정신질환, 당뇨병 등의 다양한 치료제가 38%에서 최대 85%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번에 선정된 15개 약품은 2024년 메디케어 파트 D 전체 지출의 15%인 약 425억 달러를 차지할 만큼 비용 부담이 큰 약품들로, 최소 7년 이상 판매된 약 중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순서로 선정됐다. 제약사들은 이러한 가격 인하가 신약 개발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약화시킨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관련 소송은 모두 기각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협상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사와 직접 합의했던 가격보다 조금 높다는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한다.

한편 미국 내에서 처방약 비용 부담은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다. KFF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1명은 비용 문제로 처방약을 채우지 못한 경험이 있다. 또한 7명 중 1명은 약을 절약하기 위해 복용량을 줄이거나 건너뛴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CMS는 “앞으로도 매년 협상 대상을 확대해 내년에도 15개 약품을 추가 선정하고, 이후에는 연간 최대 20개 약품까지 협상을 늘려 약값 인하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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