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권 파워’는 세계 2위
세계 여권의 ‘파워’를 보여주는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서 미국 여권이 공동 10위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1위를 차지했던 미국 여권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 순위가 하락해,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헨리 여권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 199개 여권을 분석해 얼마나 많은 나라에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비교해 순위를 매기는 지표다. 이 지수는 단순한 여행 편의성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외교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반영하는 지표로도 평가된다.
미국 여권 소지자는 현재 전 세계 182개국에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는 전년도보다 4곳 줄어든 수치이며, 싱가포르(193개국)보다 11개국이 적다. 미국은 아이슬란드, 리투아니아와 함께 공동 10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년 이래 가장 낮은 순위다.
영국 역시 2015년 1위에서 현재 6위(186개국)로 하락했으며, 미국과 함께 전통적인 여권 강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여권 순위 하락의 원인으로 ‘상호주의 부족’을 꼽았다. 미국 여권은 180개 이상의 국가에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지만, 미국은 단 46개국에만 비자 면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제한적인 입국 정책 때문에, 미국은 ‘헨리 개방성 지수(Openness Index)’에서 80위권에 머무르며 외교적으로 덜 개방적인 나라로 평가받았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의 여권 파워는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싱가포르는 193개국으로 1위를 지켰고, 한국과 일본은 190개국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여권 보유율은 약 60%로, 높은 여권 순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발급률이 17.5%에 불과해 여권 활용도 측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25개국)으로, 상위권과의 격차는 무려 168개국에 달한다. 시리아(27개국), 이라크(30개국)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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