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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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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 러시아 석유제제 일시해제 발표,  유가 안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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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arlos Antonio Perez Dasilva _ MarineTraffic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사실상 지원하는 조치라며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했던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 측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Vladimir Putin) 측 인사들은 제재 완화가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추가적인 제재 완화 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유럽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 중인 러시아의 군사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중동 사태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는 12일 발표에서 “오는 4월 11일까지 이미 해상에 있는 러시아산 원유에 한해 각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를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조치”라고 설명하며 러시아 정부에 큰 재정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센트 장관은 “러시아가 일정 부분 이익을 얻는 것은 불가피하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인정했다.

현재 전 세계 해상에는 약 1억2,400만 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가 운송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하루 약 1,000만 배럴의 원유가 국제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13일 새벽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미국 주식 선물도 하락세를 보였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시장 안정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과 가격 억제를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조치를 국제 에너지 시장 현실을 인정한 결정으로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특별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는 “러시아 원유 없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미국이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예프는 또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추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 러시아 국기와 함께 “에너지 공급 균형을 위해 러시아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역시 미국의 조치를 “에너지 시장 안정 시도”라고 평가하며 “이 문제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 각국은 미국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자국의 제재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두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에너지 시장 안정과 대러 압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폭 약 24마일의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최근 이란이 선박을 공격하면서 대부분의 유조선이 이 해협 통과를 피하고 있으며, 보험료 역시 급등한 상황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글로벌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4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에 합의했지만, 유가 상승을 진정시키는 데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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