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최대 규모 암호화폐 몰수
인신매매·온라인 사기 조직 ‘프린스홀딩그룹’ 제재
북한 해킹 자금 세탁도 연계
미 법무부(DOJ)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초대형 온라인 사기 조직에서 약 15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압류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산 몰수 조치”라고 밝혔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검찰은 14일 프린스홀딩그룹(Prince Holding Group) 대표 천즈(Chen Zhi·37세)를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피그 부처링(pig butchering·돼지 도살)’ 방식의 대규모 암호화폐 투자 사기 조직을 운영하며, 캄보디아 전역에 강제노동 단지를 구축해 피해자들을 감금·착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천이 허위 연애(로맨스 스캠)나 가짜 투자 제안, 경제적 도움 요청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뒤 협박과 폭력을 동원해 불법 온라인 사기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법은 최근 몇 년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는 천이 운영한 강제노동 단지 내부에서 폭행당한 근로자들의 사진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프린스홀딩그룹(Prince Holding Group)은 사실상 아시아 최대 범죄조직 중 하나의 위장 기업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셉 노첼라 뉴욕 동부지검장은 “피고인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사기 조직을 지휘하며 전 세계 불법 산업을 확산시켰다”며 “그 피해는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 결과, 천의 조직은 한때 하루 최대 3천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탈취한 암호화폐는 ‘비보관형 지갑(unhosted digital wallet)’을 통해 세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압류된 127,271 비트코인은 모두 천이 관리하던 지갑에서 발견됐다.
미 재무부(Treasury Department)도 해당 조직을 ‘초국가적 범죄 단체(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로 지정하고, 관련된 146개 기관에 대해 제재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후이원그룹은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최소 40억 달러 규모의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중 3,700만 달러는 북한이 해킹한 암호화폐 자금으로 드러났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제재 대상의 미국 내 자산은 전면 동결되며, 금융망에서 즉시 배제된다.
영국 정부 역시 이날 프린스홀딩그룹 및 관련 기업과 자산에 대한 동결·금융 제재를 시행했다.
영국 외무부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지에서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로 얻은 범죄 수익이 런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었다”며 “취약계층을 착취해 얻은 돈으로 영국의 고급 주택을 사들이는 행태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FBI의 카쉬 파텔 국장은 “천즈는 강제노동, 자금세탁, 투자사기, 자산 탈취를 결합한 거대한 범죄 네트워크를 여러 대륙에 걸쳐 운영했다”며 “수백만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노린 잔혹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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