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이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간 ‘아찔한 근접 사고(near-miss)’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FAA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8시 40분께 United Airlines 589편 여객기가 캘리포니아주 산타애나의 John Wayne Airport에 착륙을 위해 하강하던 중, California National Guard 소속 블랙호크 헬기가 항공기 전방을 가로지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당시 두 항공기 간 수직 거리는 약 525피트(약 160m)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관제탑으로부터 인근 군용 헬기 존재를 사전에 통보받았으며, 조종사들이 헬기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조종석 경보를 받은 직후 기체를 수평 비행으로 전환해 충돌을 피했다고 밝혔다. 이후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다.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은 해당 헬기가 로스알라미토스 기지(Joint Forces Training Base Los Alamitos )에서 출발해 정기 훈련을 마친 뒤 시계비행규칙(VFR) 항로를 따라 복귀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행 내내 항공교통관제와 통신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관련 기관과 협력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AA는 이번 사건이 최근 도입된 새로운 안전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조사 중이다.
FAA는 지난 18일, 혼잡한 공항 주변에서 항공기와 헬기의 분리를 기존 ‘육안 확인’ 방식에서 ‘레이더 기반 분리’로 전환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인근 항공기를 알리고 시각적으로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시각 분리(visual separation)’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FAA는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시각 분리만으로는 충분한 안전 확보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근 항공기와 헬기 간 근접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FAA는 지난 2월 27일 텍사스주 San Antonio International Airport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경찰 헬기가 충돌 직전까지 접근한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헬기가 급선회하며 충돌을 피했다.
또한 3월 2일에는 캘리포니아 Hollywood Burbank Airport에 착륙 중이던 항공기와 헬기가 동일 접근 경로에 진입해 헬기가 방향을 틀어 회피한 사고도 있었다.
이 같은 조치는 2025년 1월 워싱턴 포토맥강 상공에서 발생한 블랙호크 헬기와 여객기 간 공중 충돌 사고 이후 강화된 것이다. 당시 사고로 67명이 사망했으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항공기 간 ‘분리 유지 실패’가 지목됐다.
이후 FAA는 워싱턴 레이건 공항 주변 헬기 운항을 제한하는 등 주요 공항에서 규제를 확대해 왔다.
한편, 미 하원 두 개 위원회는 26일 항공 안전 개혁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헬기와 항공기 간 안전거리 확보 문제를 주요 과제로 포함시켰다.
FAA는 “헬기가 주요 공항의 이착륙 경로를 자주 가로지르는 지역에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추가 대책 마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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