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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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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납(鉛) 수도관 교체 예산 1억2500만달러 삭감, 일리노이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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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

미국 연방 의회가 노후한 납(lead) 급수관 교체를 위한 연방 예산 중 1억2500만달러를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예산은 원래 2021년 초당적 인프라 투자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을 통해 전국 납 수도관 제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자금의 일부였다. 해당 법은 5년간 총 150억달러를 투입해 미 전역의 납 공급 라인을 대체할 계획이었으며, 이를 통해 수돗물의 안전성과 공중보건을 개선하려는 목표였다.

그러나 최근 연방 의회는 이 예산을 산불 예방(wildfire prevention) 등 다른 분야로 전용하면서 납 수도관 교체 자금을 줄였다. 친환경 단체와 민주당 의원들은 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 미시간, 텍사스, 뉴욕 등은 납 수도관 비중이 높아 주민들에게 직접적 피해가 우려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시카고에서는 약 40만 개의 납 서비스 라인이 아직도 남아 있으며 전체 교체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보건 전문가들은 납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을 강조한다. 특히 어린이의 두뇌 발달 저해와 IQ 감소, 성인의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납 노출 수준을 가능한 한 ‘제로(0)’에 가깝게 낮춰야 한다고 권고하며, 모든 납 공급 라인을 10년 이내에 교체할 것을 목표로 규정한 바 있다. EPA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여전히 수백만 개의 납 수도관이 존재한다.

민주당 소속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태미 더크워스(Tammy Duckworth)는 이번 예산 삭감이 “기초적인 공중보건과 안전을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인 라시다 틀라이브(Rashida Tlaib)는 “지금은 납 수도관 대체가 절박한 시점인데, 예산 삭감은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주도 예산 위원회는 산불 예방과 같은 긴급 재난 대응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삭감에 대한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연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동시에, 공중보건과 환경 정책에 대한 정치적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예산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 정부 차원의 추가 재원 확보 노력과 민간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납 수도관 교체 계획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축소로 인해 향후 전국 단위 납 급수관 교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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