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초기 추정치보다 성장률이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Commerce Department)는 13일 발표한 수정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이 연율 기준 0.7%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된 1차 추정치 1.4%의 절반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번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4%, 2분기 3.8% 성장률과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수정 발표에서 성장률이 오히려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가을 43일 동안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의 여파가 꼽힌다. 셧다운 영향으로 연방정부 지출과 투자가 연율 기준 16.7% 급감하며 4분기 GDP 성장률을 1.16%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2.1%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적 견조한 수준이지만, 2024년과 2023년의 초기 추정치였던 2.2%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 소비 지출 증가율은 4분기 2%로, 3분기 3.5%에서 둔화됐다. 주택을 제외한 기업 투자 증가율은 2.2%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역시 3분기 3.2%보다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기업 투자 증가를 일정 부분 떠받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회복력을 보여 왔다. 대규모 수입 관세 부과와 대량 이민자 추방 정책 등에도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제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시장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업과 비영리단체, 정부기관에서 총 9만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월평균 신규 일자리 증가 규모는 1만 개에도 미치지 못해, 경기 침체 시기를 제외하면 2002년 이후 가장 약한 고용 증가세를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 성장률에 맞춰 고용이 다시 늘어날지, 아니면 노동시장 약세를 반영해 성장세 자체가 둔화될지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 발전으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고용 창출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GDP 수치는 4분기 성장률에 대한 세 차례 발표 중 두 번째 수정치다. 최종 확정치는 오는 4월 9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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