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거대 법안’ 극적 통과…215 vs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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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ox news>

▶존슨 하원의장, “미국의 아침이 돌아왔다”

공화당이 추진해온 법안들이 22일 하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하지만 상원과의 치열한 논의와 협상이 예고돼 향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One Big Beautiful Bill Act(거대하고 아름다운 법안)’이라 명명된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재임 당시인 2017년 시행된 감세 정책을 연장하고, 국방과 국경 안보, 불법체류자 추방 예산을 대폭 확대하며,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복지(Medicaid) 조건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과세를 폐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은 하원에서 215대 214의 초박빙 표차로 통과됐으며, 공화당 내 반대표는 단 2표에 불과했다.

소식을 전한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원 본회의장에서는 오전 7시 직전, 존슨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미국에 다시 아침이 찾아온 날”이라며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영구적으로 낮추며, 국경을 지키고, 미국의 에너지 우위를 회복하기 위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자평했다.

법안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한도 증액도 포함돼 있어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부는 7월 중순까지 부채한도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은 의료와 식량 지원을 빼앗아 부유층에게 세금 감면을 몰아주는 공화당의 사기극”이라며 “이 법안은 반드시 땅속 깊이 묻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예산처(CBO)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저소득층의 생활 자원을 줄이고 고소득층에게 자산 증가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입법!”이라고 강조하며, “마이크 존슨과 공화당 지도부, 찬성표를 던진 모든 공화당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상원에서는 메디케이드 조항을 완화하거나 일부 세제 혜택을 영구화하는 수정 시도가 예고돼 있어 하원과 상원 간의 입법 충돌이 예상된다. 존슨 의장은 “상원은 법안의 균형을 최대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공화당 내 강경파와 중도파 간 협상의 산물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하원 프리덤 코커스는 메디케이드 조건 강화, 친환경 세금 혜택 철회 등을 요구했고, 뉴욕·캘리포니아 등 고세율 지역 의원들은 주·지방세 공제(SALT) 상향 조정을 주장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최종 합의된 SALT 공제 한도는 개인 4만 달러로 정해졌다.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7월 4일까지 법안을 최종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법안이 실제로 법률로 제정되기까지, 워싱턴 정가는 긴장된 여름을 맞이하게 됐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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