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어린이 백신 권고 4종 변경

2
한국일보 자료사진

독감·A형 간염 등 4종 제외… 홍역·소아마비 등 11종은 유지
의료계 일각선 감염 확산 우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해부터 어린이 예방접종 지침을 개편하면서, 그동안 모든 어린이에게 권장되던 백신 중 4가지 항목에 대한 보편적 권고를 폐지했다.

이번 조치로 인플루엔자(독감), 로타바이러스, 수막알균, A형 간염 등 4개 백신은 모든 어린이에게 일괄 권장되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으로 이 백신들은 국가의 보편적인 권고 대신, 의사와 보호자가 상담을 통해 접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공동 임상 결정(shared clinical decision‑making)’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어린이에게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을 권장해 왔으며, 영아기 로타바이러스나 청소년기 수막알균 접종도 필수 접종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CDC는 해당 질병들의 발생률이 낮아진 점과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를 참고해 보편 권고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어린이 필수 백신 권고 대상은 기존 17종에서 11종으로 줄어들었다. 여전히 보편적 권고가 유지되는 백신은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소아마비,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DTaP), 수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치가 백신 접종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접종을 원하는 가정은 기존처럼 보험 혜택을 받아 비용 부담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의료계와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편적 권고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접종률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예방 가능한 질병이 다시 확산해 어린이들의 입원이나 사망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부모가 일일이 상담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건강 상태와 생활 환경에 따라 접종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 시 소아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접종 계획을 세울 것을 권장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