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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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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늑장 합의에 20억 달러 규모 손해배상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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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반복된 합의 거부… 보험사 책임 공방
2억4천만 달러 평결 이후, 추가 소송으로 확산

합의 기회를 여러 차례 외면해 거액의 배상 판결을 자초한 대형 보험사를 상대로 피해 유가족이 2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의사를 외면한 채 무리하게 소송을 끌다가 결국 기업과 유가족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이른바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 위반’ 주장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64세였던 택배 기사 에릭 존슨 씨는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딸기 상자를 배달하던 중 차량 내부에 축적된 이산화탄소에 노출돼 의식을 잃었다. 존슨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며칠 뒤 결국 숨졌고, 유가족은 해당 제품을 취급한 프레리 팜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남부 일리노이 매디슨카운티 배심원단은 2억4,100만달러의 배상 평결을 내렸다.

이번에 새로 제기된 소송은 프레리 팜스의 보험사인 트래블러스 손해 보험 회사(Travelers Property Casualty Company of America)를 상대로 한다. 유가족 측은 사건이 배심원단 판단까지 가기 전에 보험사가 충분히 합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인 패트릭 살비 주니어 변호사는 “프레리 팜스 측이 유가족이 수용할 만한 금액으로 사건을 조기에 해결하기를 원했지만, 자금 집행 권한을 쥔 보험사가 이를 끝까지 막아섰다”고 밝혔다. 그 결과 소송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유가족의 고통이 길어졌고, 결국 기업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판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랜스 노스컷 변호사도 합의금 지급 여부를 사실상 전적으로 통제한 것은 보험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를 거부한 것은 프레리 팜스가 아니라 보험사인 트래블러스였으며, 이들이 합의금 지급 권한을 쥐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서 분쟁이 장기화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소송은 일리노이 남부 연방법원에 접수돼 심리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는 보험사가 고객인 피보험자의 이익보다 자사의 이익을 우선해 합의를 거절했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트래블러스 측은 아직 이번 소송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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