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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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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파먹는 기생충’ 비상… 미 일부 지역 재난 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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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경 넘어 북상하는 기생충 위협에 선제 대응
가축 및 인체 감염 주의

과거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박멸되었던 기생충인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 NWS, 사진)’가 최근 국경 인근 지역에 잇따라 출현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는 대규모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선제적인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5일, 나사벌레의 북상 징후를 포착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재난선언을 발령했다. 애벗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가축과 야생동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는 나사벌레의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다”며 “실제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전 행정력을 총동원해 철저한 선제 방역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살을 파먹는 기생충’으로 알려진 나사벌레는 기생파리의 유충이다. 성충 파리가 온혈동물의 상처 부위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유충이 피부 조직 아래로 파고들어 살아있는 살점을 갉아먹으며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숙주는 극심한 통증을 겪게 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감염 부위가 확대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근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는 1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또한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는 아르헨티나에서 수입된 말에서 유충이 발견돼 격리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 이 기생충을 자국 내에서 완전히 박멸했으나, 최근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을 중심으로 재유입될 조짐이 보이자 경계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플로리다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관광객의 몸에서 100마리가 넘는 유충이 발견된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누적 감염 사례는 동물이 약 15만 건, 인간 감염은 1,240건에 달한다.

현재 일리노이주를 포함한 북부 지역은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철이라 나사벌레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이 다가옴에 따라 유입 위험이 커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일리노이는 대규모 물류 허브로서 타 지역의 감염된 가축이나 반려동물이 이동해 올 가능성이 상존하며, 날씨가 풀리면 유입된 파리가 급속도로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현재 텍사스주는 전담 대응팀을 가동 중이며, 방사능으로 불임화시킨 수컷 파리를 대량 방사해 번식을 차단하는 방역 시설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CDC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대규모 감염 위험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했다. 보건 당국은 야외 활동 시 상처 부위를 철저히 소독하고, 동물의 피부에서 이상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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