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묵은 한해를 지나 새해가 된지도 몇주가 지나 음력설날이 지나갔다. 부푼 꿈을 않고 시작한 미국의 새해에도 곳곳에서 희망의 소리가 넘쳐난다. 미국에 거주하는 수백여명의 탈북민들도 새해에는 지난해보다 더욱 잘 살아보고 건강하자고 다짐하며 새해를 매우 진지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함경도 출신으로 평양에서 살다가 중국과 한국을 거쳐 지난 2016년에 미국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 이은옥씨의 미국새해의 일상은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북한에서의 명절 추억을 애써 기억하는 삶의 현장이다. 미국에서 한국인 교민 무역회사에서 유창한 중국어 덕분에 중국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은옥씨는 풍요로운 미국에서의 매년매년이 여유롭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고 새해와 설날및 여러 명절 추억이 서려있고, 갈수없는 북한 고향 생각에 항상 마음 한켠이 아려 온다고 했다. 은옥씨는 얼마전에는 북한 고향생각을 하면서 아직도 미국정착에 힘들어 하며 어렵게 사는 탈북민 가정들과 불우한 노인들을 도와주기 위하여 여러 탈북민들이 새해 맞이 김장 품앗이를 했다.
김장이란 연말 서부터 시작해서 봄철까지의 긴 겨울을 대비하여 많은 양의 김치를 미리 담그는 일,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를 의미한다. 미국생활이 올해로 11년째가 되었지만 김치는 여전히 북한 출신탈북민들과 한국인들에게는 밥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이은옥씨는 힘주어 말한다. 북한에서도 겨울채비로 한겨울 각종 채소가 나지 않을 때에도 채소를 먹을 수 있었으며, 수확한 채소도 잘 갈무리하여 저장할 수 있어서 김장 품앗이를 많이 했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번에 배추 70포기 를 담그면서 김장 재료로 쓰일 무, 배추나 고추, 마늘, 생강, 파, 굴 등 각종 밑재료를 준비했고, 김장 김치가 잘 숙성되도록 4-5도 정도의 일정 온도에서 잘 저장하려고 했다고 은옥씨는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김장 후 날씨가 따뜻하면 너무 빨리 익어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먹기 어렵고, 너무 추우면 힘들게 담은 김장김치가 얼어버릴 테니 날씨예보에 맞춰 김장 날을 정하였다. 사부작 거리며 담근 배추김치 이외에도 한인노인들이 좋아하는 동치미, 깍두기 등과 고들빼기김치, 파김치, 갓김치 등의 별미김치를 담구었다고 했다. 이번에 탈북민들과 불우노인들을 위한 김장품앗이를 위하여 마루에 5여 명의 탈북민 여성들이 모여 도란도란 미국생활과 북한고향추억을 이야기하면서, 한 편에서는 깍두기 무를 썰고 다른 쪽에서는 무채를 고춧가루 등으로 버무려 김치소를 만들고, 한쪽에서는 절인 배추를 씻어서 채반에 널어 물을 빼는 행복한 분업의 현장이었다고 했다.
새해들어서 낮선 타향미국살이가 이제는 11년째가 되는 이은옥씨는 미국생활이 길어지고 오히려 먹을것이 풍부해지고 여유로와 질수록 종종 북한에서의 명절추억이 많이 난다고 했다. 그녀가 거주했던 평양 주민들이 추위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김일성 광장에 모여 새해 시작을 기다렸던일들, 수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합쳐 셈을 세다가 0시가 되면 확성기에서 종소리가 울리고, ‘새해 축하’ 글자가 밤하늘에 새겨지고 오색 불꽃이 대동강의 밤하늘을 붉게 물들였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난다고 했다. 대동강변에서 평양 예술인들이 참가하는 예술 공연 무대도 펼쳐진다고 했다.
풍요와 세계 최고의 부유한 나라에 와서도 여전히 명절기간이 되면 고향생각에 눈물과 슬픔에 젖어드는 많은 미국의 탈북민들을 위하여, 하루 빨리 김정은 독재 패쇄 정권이 무너져서 북한땅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가고 평화통일이 이루어져 북한 고향에서 행복한 명절을 가족과 친구들이 보내었으면 한다고 이은옥씨는 간절히 말하고 있다. 은옥씨는 새해에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송금 수수료와 브로커 비용이라도 낮춰져서 좀더 많은 돈을 북한에 보내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가족들과 북한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김성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