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종료 합의안 상원 통과
▶상원 원내대표 사퇴 목소리도 커져
▶CNN “결국 민주당에 이로울 수도”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고조됐던 미국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였다.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된 연방정부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중단을 놓고 당내 일부 의원들이 당론에서 이탈해 공화당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싸움에서 민주당이 먼저 꼬리를 내린 격이라며 ‘배신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 미국 상원이 60대 40으로 정부 셧다운 타협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공화당과 합의안을 만들며 이탈한 민주당의 ‘중도파’ 의원 8명에 대해 같은 당 의원들이 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셧다운 사태를 불사하며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안을 요구해 오던 민주당의 투쟁 전선이 한순간 무너졌기 때문이다.
직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민주당 편이었다. 지난달 말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0%는 셧다운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고 답했으며, 이달 4일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주지사와 시장 자리를 꿰찼다. 오랜만에 민주당이 자신만만한 상태였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많은 민주당원들은 중도파가 너무 일찍 백기를 들어 투쟁을 약화시켰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파 의원 8명은 평균 연령이 70세로, 이 중 2명은 다음 선거 포기를 선언했으며 나머지는 내년 중간선거 대상자가 아니다. 시민단체 ‘런포섬싱’의 아만다 리트먼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다시는 재선에 도전할 수 없는 나이 든 지도자들은 유권자 생각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게 된다”며 “노인 정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NYT는 “민주당은 아직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79세에 재선 출마를 결정했던 비참한 결정의 여파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홍이 계속되며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뉴욕)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 의원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이탈표를 막는 데 실패한 슈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상원 표결 전 진행된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비공개 전화 회의에서 하킴 제프리스(뉴욕)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 동료가 아닌 법안에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프라밀라 자야팔(워싱턴) 하원의원 등은 “슈머 대표가 의원들을 통제하지 못했거나 이 협상을 묵인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다만 이렇게라도 셧다운 사태가 막을 내린 것이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과거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 야당이 항상 다음 선거에서 선전했다고 주장했다. 2013년 10월 오바마케어 예산 삭감을 놓고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 공화당이 먼저 무릎을 꿇었지만 결국 1년 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선전했다. 첫 번째 트럼프 정부 당시에도 2018년과 2019년 사이 셧다운 이후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CNN은 “민주당은 극심한 분노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지만, 1년 뒤에는 서로를 축하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