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폰 위치추적, 납치된 딸 살렸다… ‘부모 통제’ 기능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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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흉기위협에 끌려간 딸
▶ 성폭행 위기서 구조
▶ 납치범들 잇따라 체포

스마트폰에서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모 통제(parent control)’ 위치 추적 기능의 도움으로 납치됐던 청소년들이 잇달아 구조됐다.

28일 NBC 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몽고메리 카운티 셰리프국은 15세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조반니 로살리스 에스피노자(23)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피해자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오후 반려견을 산책시키려고 나갔으나 귀가할 시간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의 아버지가 스마트폰에 설치한 부모 통제 기능을 이용해 피해자가 집에서 2마일 떨어진 외딴 숲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버지는 직접 현장으로 가서 한 픽업트럭 안에서 피해자와 반나체 상태의 에스피노자를 발견하고는 딸의 탈출을 도운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에스피노자는 길거리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위협해 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서 납치범 체포에 스마트폰 부모 통제 기능이 도움을 줬다. CBS 계열의 현지 매체 켈로랜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10분께 15세 소녀의 납치 신고가 수폴스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자 부모는 딸이 자신이 납치당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직후 경찰에 알렸고, ‘라이프360’ 앱의 스마트폰 부모 통제 기능을 통해 확인된 위치도 경찰에 제공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추적 범위를 좁혀 신고 12분 만에 납치범 샤바니 응웨푸(20)를 찾아냈고, 납치와 미성년 성접촉 등 혐의로 체포해 구치소로 이송했다.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 등은 각각 ‘나의 찾기’, ‘구글 패밀리 링크’, ‘삼성 파인드’ 등을 통해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스마트폰 제조사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360 등도 출시돼 있다.

부모 통제 기능은 단순히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 자녀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위급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폰 부모 통제 기능의 핵심은 자녀의 현재 위치를 지도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GPS와 이동통신망, 와이파이 정보를 종합해 위치를 추정하며, 대부분 비교적 정확한 좌표를 제공한다. 일부 서비스는 단순한 ‘현재 위치’뿐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의 이동 경로를 기록해, 자녀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부모 통제 앱에는 특정 장소를 ‘안전 구역’으로 설정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집, 학교, 학원 등을 미리 등록해 두면 자녀가 해당 구역을 벗어나거나 다시 들어올 때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전송된다. 평소와 다른 동선이나 예상치 못한 이동이 감지될 경우 즉각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어, 실종이나 납치 상황에서 초기 대응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일부 앱은 자녀가 직접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긴급 버튼’ 기능을 제공한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