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23일째, 예산안 처리 또 실패… 국가부채는 38조 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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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임시예산안 12번째 부결로 갈등 장기화
역대 두 번째 최장 셧다운 기록 경신 임박
급여 중단된 정부 직원들, 푸드뱅크 줄 서기도…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23일째 접어든 가운데, 연방 예산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되며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셧다운은 22일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임시예산안이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부결되면서 12번째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번 예산안에는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안이 포함되지 않아 민주당이 반대하며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 오리건 상원의원은 전날 오후 6시 21분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22시간 넘게 상원 본회의장 연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비판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반면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급진 좌파 세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맞섰다.

셧다운 장기화로 약 140만 명의 연방 공무원과 계약직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CNN은 워싱턴DC 등지에서 이들이 푸드뱅크에 긴 줄을 서서 무료 식량을 받는 모습을 전했다. 상무부 산하 농촌수출센터의 시장조사 분석가 서머 커크식은 “다음 주 월세가 나가야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받겠다”며 “지금은 작은 돈도 아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기록한 22일간의 최장 셧다운 기간을 넘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셧다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미국 역사상 최장 셧다운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로 발생해 35일간 지속된 바 있다.

한편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38조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부채는 사회보장과 의료비 지출 확대, 이자 비용 증가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경제 전문가들은 부채 누적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국민 구매력 약화를 불러일으키며, 장기적으로는 미래 세대의 주택 구입 능력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임금 둔화와 물가 상승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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