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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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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 오르는 환율, 1,530원 돌파… 유학생 가정 송금 부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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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학비·생활비·물가 동반 압박
원·달러 환율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경신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차례로 돌파하며 1,530원 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1,535원대를 치솟았다. 17년만 만에 최고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와 중동 지역 등의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며, 전 세계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쏠리는 ‘강달러’ 현상이 주된 원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종전 또는 해협 정상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 시설과 원유 수출 거점, 담수화 관련 인프라까지 타격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것들을 아직 건드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악화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더 강해지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율 급등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미국 현지에 자녀를 유학 보낸 한국 학부모들이다. 매 학기 껑충 뛰는 미국 대학의 학비에 더해 생활비까지 달러로 송금해야 하는 가족들의 재정적 부담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환율이 1,100원대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학부모들의 체감 물가는 참담한 수준이다.

자녀에게 매달 3,000달러의 렌트비와 생활비를 보낼 때 과거엔 한화로 약 330만 원이 들었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460만 원 이상을 감당해야 한다. 1년 학비와 기숙사비 등으로 5만 달러를 송금할 경우, 예전보다 무려 2,000만 원 이상을 더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일리노이주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 김 모 씨는 “한국에서 힘들게 돈을 구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조차 죄송스러울 정도”라며 “환율 때문에 이번 학기를 마치고 휴학이나 군 입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한인 유학생들도 주변에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국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과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국의 대응이 단기적 진정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설 만한 모멘텀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학생이나 원화 기반 자산 비중이 큰 한인들은 보수적인 지출 관리와 환율 변동에 대비한 재정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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