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약 1,000대, 시카고에선 약 20대 운영
배달 팁 없어 부담↓ ‘인기’
시카고 다운타운 한복판에서 작은 로봇이 음식 배달을 위해 묵묵히 움직이고 있다. 빨간불 앞에선 잠시 멈춰 서고, 초록불로 바뀌면 조용히 도로를 건넌다. 얼핏 보면 아이스박스에 바퀴를 단 듯한 단순한 외형이지만, 이 로봇은 최첨단 센서와 카메라, 인공지능이 탑재된 배달 전문 로봇 ‘코코(Coco)’다.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코코 로보틱스(Coco Robotics)가 개발한 이 배달 로봇은 현재 시카고 전역에서도 모습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5월 말까지 진행된 시범 운영 당시, 20여 대가 다운타운 리버웨스트(River West), 풀턴 마켓(Fulton Market), 그릭타운(Greektown), 웨스트 루프(West Loop) 등 27구역과 34구역을 중심으로 운행됐다. 시범 운행 이후에도 아직 사고나 충돌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코코는 생김새부터 눈길을 끈다. 핑크 박스 몸체에 깃발이 달려 있고, 인도 위를 힘차게 굴러다니며 목적지를 향해 간다. 무게는 약 100파운드, 최대 속도는 시속 5마일(약 8km)로 사람보다 느리지만 꽤 안정적이다. 바퀴는 전천후로 설계돼 눈이나 비, 균열 난 보도 위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로봇은 GPS,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길을 탐지하며 원격으로 조종하는 ‘세이프티 파일럿’이 실시간으로 주행을 모니터링한다.
고객은 앱을 통해 로봇 배정 여부를 확인하고, 로봇이 도착하면 앱에서 버튼을 눌러 뚜껑을 열고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별도 팁은 필요 없다.
현재 코코 로봇은 도어대시(DoorDash) 앱을 통해 주문한 고객에게 배달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우버 잇츠와의 협업을 통해 화이트캐슬(White Castle) 매장에서 본격적인 상용 배달을 진행 중이다.
화이트캐슬 측은 “주차장 혼잡과 배달 기사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더 빠른 배달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실험”이라며 “향후 시카고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스트 루프 지역의 고객 킬리 키오(27)는 “사람이 배달했던 음식보다 코코가 배달한 음식이 더 따뜻했다”며 “팁이 없어 부담도 적었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로봇 배달은 주목할 만하다. 코코 로보틱스 측은 “로봇 1대가 사람보다 절반 이하의 비용으로 배달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LA에서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 요금은 일반 배달과 비슷하지만 팁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전체 비용은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평가다.
코코는 현재 미국 전역에 약 1,000대 이상의 로봇을 운용 중이며, 향후 10,0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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