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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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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보험사, 이메일 해킹 사기로 410만달러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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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유령 계좌로 거래 대금 잘못 송금
교묘한 수법에 대형 보험사도 속수무책

미국 대형 부동산 권리 보험사인 시카고 타이틀이 이메일 해킹을 통한 금융 사기에 휘말려 410만 달러라는 거액을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카고 타이틀은 최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사기 조직을 상대로 자금 회수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진행된 부동산 매매 거래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매도인은 LD 프로퍼티스, 매수인은 24 메모리얼 프롭코였으며, 시카고 타이틀이 에스크로 및 자금 집행 업무를 담당했다. 비대면 원격 거래의 특성상 모든 소통은 이메일과 전화에 의존해 이뤄졌다.

사건 당일인 1월 21일, 시카고 타이틀의 샤론 휴즈 부사장은 매도인 측 변호인으로부터 매각 대금을 송금하라는 이메일 지침을 받았다. 지침에는 뉴욕 시티은행의 언스파크 글로벌 컨선즈 명의 계좌로 자금을 보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휴즈 부사장은 기존 거래 과정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낯선 법인명이 포함된 점을 확인하고, 즉시 확인 절차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커들은 이미 매도인 대표인 데이비드 버터필드의 이메일 계정을 장악한 상태였다. 버터필드의 계정을 도용한 해커는 해당 계좌가 자신의 신탁 계좌가 맞으니 안심하고 송금하라는 확인 답장을 보냈다. 휴즈 부사장은 금융 대리인과 전화로 재확인까지 거친 뒤 의심 없이 410만 달러를 해당 계좌로 송금했다.

사기 사실은 약 2주가 지난 2월 7일, 매도인 측이 자금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통보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조사 결과 버터필드 대표의 이메일은 거래 전 이미 해킹돼 있었고, 해커들이 모든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시카고 타이틀은 즉시 시티은행에 송금 회수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자금은 반환되지 않은 상태다.

피고로 지목된 언스파크 글로벌 컨선즈는 나이지리아에 본거지를 둔 유령 법인으로 파악됐다. 시카고 타이틀은 법원에 해당 계좌의 동결과 함께 컴퓨터 사기 및 남용 관련 법 위반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자금 추적을 위해 시티은행을 명목상 피고로 지정하고, 관련 자산에 대한 법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고액의 자금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서 이메일 보안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송금 지침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제3자의 명의가 등장할 경우 반드시 기존에 확인된 연락처로 직접 재확인하는 등 다중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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