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ICE에 체포된 3천 명, 연방 기록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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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chicago

인권단체 “정부, 구금자 소재 밝히지 않아…행방 묘연”

시카고에서 최근 체포된 불법 이민자 약 3천 명이 연방 정부의 공식 구금 기록에서 사라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NBC 시카고 탐사보도팀은 “현재 3천 명 이상이 구금 기록에서 사라졌으며, 이들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7주 전 미 국토안보부가 시카고 지역에서 시작한 불법 이민 단속 작전 ‘미드웨이 블리츠(Midway Blitz)’ 이후 발생했다. 당국은 시카고 일대에서 약 3천 명의 불법 체류 의심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으며, 일부는 중범죄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어디에 수감돼 있는지, 혹은 송환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전국이민자정의센터(National Immigrant Justice Center)의 마크 플레밍 변호사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정부가 최소 3천 명의 구금자 소재를 밝히지 못하거나 밝히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카고 연방법원으로부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영장 없는 체포’를 금지하는 명령을 받아냈으나, 여전히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레밍 변호사는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은 ICE가 말하는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the worst of the worst)’이 아니다”라며 “수십 년 동안 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고 가족과 일터, 사업체를 가진 평범한 이민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구금자들이 이미 시카고 외 지역으로 이송됐거나 추방된 것으로 보이며, 정부가 ‘불법적 강제 구금’을 통해 이들을 압박해 ‘자발적 출국(voluntary departure)’을 수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발적 출국은 구금자가 법적 권리를 포기하면 석방하되,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말한다.

국토안보부는 아직 체포자 명단이나 송환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 주 목요일까지 영장 없는 체포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매주 금요일마다 정부의 작전이 법적 절차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시카고 내 주방위군 배치가 헌법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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