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ICE 구금자 수백 명 석방된다 “불법 체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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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제공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 위법 논란 확산
최대 수천 명 추가 석방 가능성

시카고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된 수백 명의 이민자들이 불법 체포 가능성을 이유로 일주일 내에 석방될 전망이다.

제프리 커밍스 연방판사는 11월 12일 열린 심리에서, ICE가 진행한 대규모 단속 작전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가 법원의 명령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관련 구금자들의 즉각 석방을 명령했다.

이번 조치는 전국이민법률지원센터(NIJC)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일리노이 지부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두 단체는 “ICE 요원들이 체포영장이나 합당한 이유 없이 수천 명의 이민자를 체포했다”며 “이는 2022년 ‘카스타논 나바 합의판결(Castanon Nava Consent Decree)’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합의판결은 ICE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도주 우려만으로 임의 체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0월 판결에서, ICE가 올여름 현장 요원들에게 “합의판결이 해제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무단 체포를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커밍스 판사는 이날 불법 구금이 인정된 13명을 오는 15일까지 무보석 석방하고, 6월 2일부터 10월 7일 사이 체포된 615명은 11월 21일까지 1,500달러 보석금으로 ‘대체구금프로그램(ATD)’에 편입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 ICE 및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구금된 3,000여 명의 명단을 11월 19일까지 법원에 제출하도록 했다. 명단에는 이름, 출신국, 체포일자, 위험도 평가 등이 포함돼야 하며, 이후 원고 측이 불법 체포자를 추가로 선별해 추가 석방을 요청할 예정이다.

전국이민법률지원센터 소속 마크 플레밍 변호사는 “지난 두 달 동안 시카고 지역을 공포에 빠뜨린 이 단속 작전이 얼마나 불법적으로 진행됐는지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방식의 단속을 반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측은 석방 대상 중 일부가 이미 자진 출국했거나 강제추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거나 도주 우려가 큰 일부 구금자는 계속 수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번 결정이 이민정책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원의 명령(Consent Decree)을 집행하기 위한 조치임을 명확히 했다. 커밍스 판사는 “법원이 할 일은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합의명령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합의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법원이 개입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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