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서 30년. 웹젠, 한빛소프트, 한컴, 비트레인 등 대한민국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굵직한 기업들의 아트 디렉터(AD)를 거쳐,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파도를 타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AI크리에이터협회 심원문(리액터) 협회장이다. 그는 오디션, 뮤2, 러브비트, 천상비 등 수많은 히트작의 비주얼을 책임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AI를 통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서울콘 2025 AI 전람회 총괄 큐레이터이자 글로벌 AI 툴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그를 만나,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AI 창업의 미래를 물었다. <편집자 주>
질문: 30년간 게임 개발 현장에 계셨습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AI 창업 열풍을 어떻게 보시나요?
답: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90년대 말부터 하이윈, 웹젠, 한빛소프트 등을 거치며 아트 디렉터로 일할 때는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의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배경 하나, 캐릭터 동작 하나를 만드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제가 젠싱크와 협회 활동을 하며 만나는 크리에이터들은 혼자서 혹은 소수의 팀으로 그 거대한 작업을 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기술력이 진입 장벽이었다면, 지금은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있다면 누구나 디렉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질문: 아트 디렉터 출신이시기에, 코딩보다는 기획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답: 맞습니다. 저는 평생 그림을 그리고 비주얼을 총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개발 코드를 짜는 사람이 아니었죠. 하지만 천상비, 오디션, 러브비트 같은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했던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유저들이 어떤 화면에서 즐거움을 느끼느냐였습니다. AI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딩은 AI에게 맡기면 됩니다. 중요한 건 30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연출력, 그리고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감각입니다. 저 같은 디자이너나 기획자 출신들이 AI 도구를 손에 쥐었을 때, 기술자들은 상상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질문: 현재 대학과 기관에서 수많은 강의를 하고 계십니다. 현장에서 예비 창업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답: 콜로소, 연세대, 상지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등 다양한 곳에서 강의하며 느끼는 건, 많은 분이 어떤 툴을 써야 할지 몰라 망설인다는 점입니다. 힉스필드, 수퍼톤, 픽스버스 같은 글로벌 AI 툴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면서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접하고 있는데, 이 기술들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혼란스러워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강의 때 기술의 원리보다는 이 도구를 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도구는 도구일 뿐, 결국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지가 핵심이니까요.
질문: 협회장으로서, 그리고 선배 창업가로서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신가요?
답: 한국AI크리에이터협회는 저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곳입니다. 제가 게임 업계에서 쌓은 프로젝트 관리 노하우와 현재 젠싱크 이사로 재직하며 쌓고 있는 AI 영상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교육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서울콘 2025 같은 대형 전시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등 크리에이터로서의 성장과 AI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협회의 문을 두드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기획자와 아티스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답: 저는 30년 전 처음 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처럼 지금 다시 가슴이 뜁니다. 제 닉네임인 리액터처럼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행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준비는 없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AI 툴을 공부하고 실험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기획력과 아티스트로서의 감각은 AI 시대에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 무기를 두려움 없이 휘두르세요.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