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료진, 백신 접종률 하락에 재확산 우려
미국에서 파상풍 예방접종률이 하락하면서, 한때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치명적 감염병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NBC뉴스와 스탠퍼드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혼합 백신(DTaP) 접종률이 전국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이후 관련 자료를 제공한 주 가운데 전체 카운티의 75% 이상에서 접종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상풍은 사람 간 전염은 없지만, 예방접종률이 낮아질수록 감염 위험은 커진다. 감염될 경우 근육 경련과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며, 턱이 굳어 마치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이른바 ‘악마의 미소’로 불리는 특징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실제 미국 내 파상풍 환자 수는 최근 10여 년간 연간 20건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32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최소 37건이 보고되며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료진은 특히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기후 변화로 허리케인과 홍수 피해가 잦은 지역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자연재해 이후 잔해를 치우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상풍 감염 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의 경우 유치원생 파상풍 백신 접종률이 2016년 94%에서 올해는 88%대로 떨어졌으며, 텍사스 역시 전체 카운티의 85% 이상에서 접종률 하락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파상풍은 백신으로 거의 완벽하게 예방 가능한 질병”이라며, 성인의 경우에도 10년마다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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