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셧다운 3주째, 워싱턴 의회 ‘막말 난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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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chicago

예산안 대립 격화, “하키 경기 방불” 고성 충돌 이어져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3주째로 접어들면서 워싱턴 의회가 그야말로 ‘빙판 위의 난투장’으로 변했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폭발하듯 터지며, 의원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초유의 장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 의회 복도에서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가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크 로울러에게 “입 좀 다물라”며 호통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평소 침착하기로 알려진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고성을 질렀고, 로울러 의원은 “창피한 건 당신이야!”라고 맞받았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보좌진은 “마치 하키 경기의 링사이드 싸움을 보는 듯했다”고 전했다.

상·하원 곳곳에서도 의원 간 언쟁이 잇따랐다. 민주당의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과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간에도 고성이 오갔다. 갈레고 의원은 “앱스타인 문건을 덮지 말라”고 외치며 존슨 의장을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끼어들며 의회 복도가 순식간에 ‘막말 난투장’으로 변했다. 존슨 의장은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다. 서로의 말을 존중하자”고 진정에 나섰지만, 이어 “나도 화가 나 있다”며 지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의회 내 대립이 격화되는 사이,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들은 여전히 무급 상태에 놓여 있다. 미국정부노조(American Federation of Government Employees)는 “정치 싸움의 대가를 국민이 치르고 있다”며 양당 모두를 비판했다.

현재 셧다운 사태는 3주째에 접어들었으며, 하원은 여전히 휴회 상태다. 민주당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의회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성급한 합의보다 실질적인 예산 개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런 정치적 충돌과 막말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2019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였고, 대만에서는 2020년과 2023년 의회에서 달걀과 물풍선을 던지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터키 국회에서는 2024년 헌법 개정안 논의 중 주먹이 오가는 충돌이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의회에서는 2010년 친러파 의원들이 최루탄을 터뜨려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이탈리아에서도 2021년 코로나 방역 정책을 두고 의원들이 팔로 밀치며 몸싸움을 벌였고, 우간다에서는 2017년 대통령 임기 연장 개헌 표결 중 의자가 날아드는 대규모 충돌이 있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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