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N 고교, ‘윈터 위크’로 공동체 의식 다져
학업 스트레스 내려놓고 전통 속 배움 실천
꽁꽁 얼어붙은 겨울 교정을 녹이는 학생들의 함성이 뜨겁다.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글렌브룩 노스 고등학교(GBN)가 겨울 학기 대표 행사인 ‘윈터 위크’를 맞아 캠퍼스를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학업의 중압감을 잠시 내려놓은 학생들은 미국 고교의 오랜 전통인 ‘턴어바우트 댄스(Turnabout Dance)’를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
턴어바우트 댄스의 뿌리는 1930년대 미국 대중문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7년 만화가 알 캡의 인기작 ‘릴 애브너(Li’l Abner)’에는 결혼하지 못한 딸을 위해 아버지가 ‘남자를 먼저 잡는 여자가 임자’라는 경주를 여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유래한 가상의 기념일 ‘세이디 호킨스 데이’가 축제의 시초다. 당시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다가가는 파격적인 설정은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실제 교육 현장으로 확산되며 여성이 주도적으로 데이트를 신청하는 독특한 무도회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전통이 ‘턴어바우트’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관례를 뒤집는다는 의미의 ‘턴어바우트’는, 남학생이 신청 주체가 되던 고정된 역할을 전환한다는 상징성을 띤다. 과거에는 성 역할의 반전을 강조했다면, 오늘날에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적 참여를 북돋는 학교 문화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GBN에서는 무도회에 앞서 ‘윈터 위크’를 함께 운영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학생들은 매일 정해진 테마에 맞춰 개성 있는 복장으로 등교하며 교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깔끔한 화이트 룩부터 유머가 돋보이는 어글리 스웨터, 편안함을 강조한 컴포트 룩까지 다양한 드레스코드가 겨울 교정을 물들였다.
교육 현장에서는 턴어바우트 댄스가 단순한 파티를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기르는 계기가 된다고 평가한다. 졸업반 중심의 프롬이나 가을 홈커밍과 달리, 학년 구분 없이 전교생이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겨울철 사교 행사라는 점도 특징이다.
행사에 참여한 윤연희 양은 “시험과 과제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웃고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고등학교 시절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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