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셧다운 끝이 보인다… 이번 주 마침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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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40일째를 맞은 9일 밤 미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불이 켜져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민주당 일부 중도파 ‘이탈’로 입장 선회
▶상원서 임시 예산안 가결 수순

40일 넘게 이어진 역대 최장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마침내 종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셧다운 장기화로 혼란 확산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 중도파가 공화당 예산안에 동참하면서, 셧다운을 막아온 핵심 장벽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연방 상원은 지난 9일 예산안 처리의 첫 관문인 절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했다.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정족수(60표)를 간신히 충족하면서, 한 달 넘게 멈춰 있던 셧다운 종료 논의가 본궤도에 올라섰다. 이번 표결에는 민주당 중도 성향 의원 7명과 무소속 의원 1명이 찬성표를 던져 공화당에 힘을 실었다. 공화당 내에서는 랜드 폴 상원의원만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지난 9월 30일 새 회계연도 임시 예산안이 최종 부결된 이후 미국은 7년 만에 셧다운에 돌입했다. 양당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본회의 표결은 10여 차례나 결렬됐고,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그 사이 항공 관제 인력 부족으로 결항이 속출하고, 저소득층 4,200만 명에 대한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이 중단 위기를 겪는 등 민생 혼란은 갈수록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결국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버지니아가 지역구인 팀 케인 의원은 “완벽한 예산안은 아니지만 셧다운 고통을 줄이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딕 더빈 의원도 “무급으로 일하는 공무원과 식비 지원이 끊긴 취약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상원에서 가결된 임시 예산안에는 ▲정부 자금 1월 30일까지 지원 ▲무급 근무 공무원 전원 급여 보장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공무원 4천 명 해고 계획 철회 ▲SNAP 예산 배정 연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두 달째 밀린 공무원 급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는 민주당이 셧다운 해제를 위해 가장 강하게 요구해 온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셧다운 종료 이후 12월 둘째 주 안에 보조금 연장안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하원 모두 공화당 다수라는 점에서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진보 성향 의원들은 “민생 의료비 부담을 해결하는 핵심이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허용된 최대 30시간의 토론 시간을 모두 소진하겠다는 의원들도 남아 있어 최종 예산안 통과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지도부는 이번 주 안에 상·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거쳐 셧다운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이 왔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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