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없다” 외친 시카고 시민들, 미 전역서 시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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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주에서 2,700여 건의 시위 열려…
트럼프 “나는 왕이 아니다! 나라 위해 죽도록 일할 뿐”

시카고를 비롯한 미 전역 주요 도시에서 주말 동안 ‘왕은 없다(No Kings)’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행정 조치를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에서는 18일 오전부터 모인 수천 명의 시민이 미시간 애비뉴를 따라 행진하며 그랜트파크 일대를 가득 메웠다. 이번 ‘No Kings’ 시위는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전국적 집회로 마운트프로스펙트, 올랜드파크, 네이퍼빌, 볼링브룩, 록포드 등 교외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시카고 경찰은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체포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며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은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좌파 진영의 정치적 동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시위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열려 정치적 의도가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셧다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복지 확대와 불법 이민자 지원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거리 시위로 국민의 불만을 정치화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야말로 진정한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19일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에 대해 “나는 왕이 아니다“라며 “나라를 위해 죽도록 일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의 시위는 작고 비효과적이며, 좌파 세력이 자금을 지원하는 정치 쇼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소로스와 급진 좌파들이 만든 새 팻말들을 보았고, 그들은 미국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진짜 미국인은 열심히 일하고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위는 시카고뿐 아니라 뉴욕, 보스턴, 워싱턴DC, LA, 휴스턴,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도 진행됐으며, 대부분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뉴욕 경찰은 ”뉴욕에서는 약 10만 명이 참여했지만 체포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반(反)트럼프 시위를 주도해온 시민단체 ‘50501’은 이날 미국 50개 주에서 총 2,700여 건의 시위가 열렸으며, 전국적으로 약 70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 시위”라고 주장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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