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급등… 서민들 발길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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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맥주·버거·커피까지… 외식비 부담 커져
한인 식당도 예전 같지 않아

올해도 외식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외식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발길이 점점 식당에서 멀어지고 있다. 관세 정책, 글로벌 공급 부족, 노동력 부족,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황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식자재와 음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토스트(Toast)는 자사 네트워크에 속한 15만6,000개 매장의 메뉴 가격과 전년 대비 변동 추세를 분석, 맥주·버거·부리토·커피 등의 가격 상승폭을 공개했다.

10월 기준, 맥주 평균 가격은 6.50달러로 지난해보다 2.5% 올랐다. 수입 맥주도 많아 관세와 운송비 부담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버거 가격은 14.53달러로 3.2% 상승했다. 최근 몇 달간 소고기 가격 급등에도 메뉴 가격 인상은 뒤늦게 반영되는 추세다. 소규모 축산 증가 둔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 도축장 인건비와 생산비 상승, 수출 수요 및 가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부리토의 중간 가격은 13.43달러로 3.3% 상승했으며, 고기 원료 조달과 가공 비용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콜드브루 커피는 평균 5.53달러로 4.7% 올라 조사 대상 품목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상기후와 관세 부과가 커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CPI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미국 내 커피 가격은 전년 대비 20.9% 급등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들이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인 식당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저녁 시간마다 줄을 서야 했던 인기 한인 식당들조차 최근에는 빈자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노스브룩에 거주하는 김 에스더 씨는 “식당 메뉴판을 보면 음식 가격이 예전보다 크게 오른 것이 한눈에 보인다”며 “온 가족이 외식하려면 인상된 가격에 세금과 팁까지 고려해야 해 부담돼 예전만큼 외식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 업주들은 가격 인상과 고객 감소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재료비 상승분을 메뉴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지나친 인상은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요식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말에도 예약은커녕 자리가 남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 유지를 위해 메뉴 구성을 조정하고, 할인 프로모션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식비 부담은 사회 전반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경우가 늘고, 소규모 외식이나 배달 위주로 소비가 재편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식자재 가격 안정과 경제적 지원 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요식업계에도 장기적인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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