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요구’ 돈바스 포기 불가 의미…미·러 정상회담 앞 결집
유럽 주요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들이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결집에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국 정상은 2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현재 전선을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평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가 무력으로 점령하지 못한 지역까지 포함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우회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그들은(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금 위치(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당일 비공개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주장대로 돈바스 전체를 포기하라고 압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유럽 측에서 우려가 커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도 AFP통신에 당일 두 정상 간 회담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지역에서 철군할 것을 촉구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또 “러시아의 시간 끌기 전술은 평화에 진지한 당사국이 우크라이나뿐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평화를 이룰 준비가 될 때까지 러시아의 경제와 방위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동결된 러시아의 국유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조치도 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주 후반 EU 정상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비공식 협의체인 ‘의지의 연합’ 틀 안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동성명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외에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폴란드·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 정상과 EU 지도부가 동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별도로 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유럽 파트너들과 회담 준비를 마무리했다”며 “우리의 방위 역량에 관한 새로운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더 강한 장거리 무기를 가질수록 러시아의 전쟁 종식 의지도 커진다”면서 “우리는 유럽·미국 모두와 장거리 공격 능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