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ICE 요원들 복면 착용 금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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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단속 요원들의 복면 착용 금지법 관련 효력 소송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주에서 이민 단속에 나선 ICE 요원들의 모습. [로이터]

가주서 통과된 금지법
▶ 연방 법원서 심리 개시
▶ “복면 필요성 ‘회의적’ “
▶ 전국적 파장 미칠 듯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 단속 드라이브 속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복면 또는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캘리포니아주의 새 법률을 둘러싼 소송에서 연방 법원이 요원들의 복면 착용 필요성에 강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21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소송의 판결 결과에 따라 미 전역의 이민 단속 관행과 주정부의 규제 권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법집행 요원이 수사·단속 활동을 할 때 얼굴을 가리는 복면이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신분증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의회를 통과해 지난해 11월 주지사의 서명으로 확정된 후 연방 법무부가 이 법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며 제기한 것이다.

21일 LA 연방법원에서 열린 이번 소송 심리에서 법무부 측의 티베리우스 데이비스 변호사는 “이 법이 시행될 경우 전국적으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다수의 ICE 요원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모든 이민 요원은 분홍색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고 정할 수도 있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며 “50개 주가 연방 요원의 복장과 행동을 규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헌법 질서를 뒤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 정부는 특히 이 법이 캘리포니아 주 소속 치안기관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는 예외 대상에 포함된 반면, LA 경찰국(LAPD)을 포함한 시·카운티 경찰은 법 적용을 받는다. 데이비스 변호사는 “연방 요원만 기소 위험에 노출되고 주 요원은 제외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담당 판사는 “왜 굳이 마스크가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연방 정부 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심리를 주재한 크리스티나 A. 스나이더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ICE 요원들은 2025년 이전까지 마스크 없이 업무를 수행해 왔지 않느냐”며 “마스크를 쓰지 않는 요원들은 어떻게 임무를 수행해 왔는가”라고 반문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측의 카메론 벨 변호사는 “이 법은 명백히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연방정부의 공격적 단속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주 정부가 떠안아 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복면을 쓴 이민 단속 요원들이 범죄자처럼 보이면서 시민들이 납치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한 사례들이 실제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법은 당초 올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연방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효력이 중단된 상태다. 만약 법원이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캘리포니아는 미 전역에서 처음으로 ICE 요원을 포함한 연방 법집행 요원의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주가 된다. 법원의 결정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