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풍속 감소·남풍 이동 뚜렷
일리노이의 바람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 30년 동안 주 전역의 평균 풍속이 줄어들고, 주요 바람 방향도 점차 남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 변화와 함께 풍력 발전, 날씨 예측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화로 주목된다.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UIUC) 연구진은 최근 응용기상기후학 저널(Journal of Applied Meteorology and Climatology)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1992년부터 2021년까지 일리노이 전역의 기상관측소 23곳에서 장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수 지역에서 풍속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앨리슨 월린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10년마다 최대 15%씩 풍속이 줄었다”며 “일리노이는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규모 5위 주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발전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존의 기상 모델이 이 같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실제 관측 자료와 컴퓨터 재분석 모델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관측에서는 뚜렷한 풍속 감소가 확인됐지만 모델상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약간 증가한 지역도 있었다.
또 다른 결과로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공기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는 멕시코만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이전보다 더 자주 북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남풍 강화는 단순한 기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진은 “남쪽 공기가 많아질수록 습도와 강수량이 늘고, 홍수·우박·토네이도 등 극단적인 날씨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일리노이주 기후학자 트렌트 포드(Trent Ford)는 “이 지역의 기후 패턴이 점차 열대성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며 “기상 모델링과 에너지 예측 방식 모두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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