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전 주지사 짐 에드거 별세… 향년 7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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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넘나든 지도자
“가장 존경받는 주지사 중 한 명”

전 일리노이 주지사 짐 에드거가 9월 14일 스프링필드 자택에서 췌장암 치료 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에드거 전 주지사의 가족은 이날 오전 공식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였던 짐 에드거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에드거 전 주지사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일리노이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했으며, 공화당 소속으로는 주 역사상 마지막으로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정당을 초월한 협치를 중시하며 실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는, 보수와 진보 양측 모두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다.

1946년 오클라호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일리노이주 찰스턴으로 이주해 성장했다. 이스턴 일리노이 대학교 재학 중 학생회장으로 선출되며 정치에 뜻을 두었고, 1974년 일리노이 주 하원의원으로 첫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1979년에는 당시 주지사였던 짐 톰슨에 의해 입법국장으로 발탁됐고, 1981년에는 주 총무처장관(Secretary of State)으로 임명됐다. 재직 중에는 음주운전 단속 강화, 자동차 보험 의무화, 전국적으로 음주 가능 연령을 21세로 상향하는 데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1990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그는, 1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 적자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임시로 인상된 소득세율을 영구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세수를 유지하지 않으면 일리노이 주는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쓴 이 결정은 주 재정 안정화에 기여한 대표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그는 또한 공교육 확대에 힘을 쏟았으며, 1995년에는 시카고 공립학교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사회 이슈보다는 교육, 교통, 공공안전, 재정 등 실질적인 주 운영에 집중했던 그는 ‘실용주의 주지사’로 불렸다.

1997년, 그는 3선 도전을 포기하고 정계를 떠났으나, 이후에도 공공정책 자문과 교육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 5월에는 일리노이 주립 도서관 1층 열람실이 그의 이름을 딴 공간으로 지정되는 헌정식에 참석해 마지막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드거 전 주지사의 별세 소식에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는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는 성명을 통해 “그는 정직하고 헌신적인 공직자의 표본이었다”며 “그가 남긴 협치의 정신을 오늘날 우리가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일리노이 전역에 반기 게양을 지시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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