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탈퇴에 맞서 주정부 차원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를 재개한 가운데, 일리노이주가 WHO의 ‘글로벌 감염병 경보·대응 네트워크(GOARN)’에 공식 참여한다고 밝혔다. 연방 정부의 결정과는 별도로, 주정부 차원에서 국제 보건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판단해, 지난 1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WHO 탈퇴 절차를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재임 당시에도 WHO 탈퇴를 추진한 바 있으며, 이번 조치는 그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주정부들은 강한 우려를 표하며 별도의 대응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WHO 산하 ‘글로벌 발병 경보·대응 네트워크(GOARN)’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일리노이주도 같은 네트워크에 합류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2월 3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WHO 탈퇴는 과학을 훼손하고 글로벌 보건 위협을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역량을 약화시킨다”며 “일리노이는 이를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GOARN 참여를 통해 일리노이의 보건 당국과 주민들이 필요한 정보와 전문성, 국제적 협력 체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OARN은 전 세계 360개 이상의 공공보건 기관, 실험실, 학술 기관이 참여하는 WHO의 국제 감염병 감시·대응 네트워크로,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전염병 발생 시 신속한 정보 공유와 대응을 돕는다.
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WHO 탈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더 큰 팬데믹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 전문가들 역시 연방 차원의 탈퇴가 질병 감시와 대비 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제시 범프 교수도 “WHO 탈퇴는 잘못된 결정”이라며 “WHO는 전 세계 127개 실험실 네트워크를 통해 매년 독감 바이러스를 분석·공유해 왔지만, 미국은 이제 그 정보 접근권을 잃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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