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 여파… 시민권 수여식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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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민권 수여식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취소돼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한 이민국 사무소에서는 수년간 시민권을 기다려온 신청자들이 행사장까지 도착했지만, 현장에서 갑작스레 “행사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청자들은 미국 국기와 서류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했지만, 직원으로부터 ”오늘 행사가 취소됐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참석자 누구도 이메일이나 전화로 사전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조차 취소 사실을 몰라 신청자들을 그대로 입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에 모인 이들은 당황과 실망 속에서 휴대폰으로 이민국(USCIS) 웹사이트를 확인했으나, 접속이 일시 중단돼 혼란이 가중됐다. 이후 시스템이 복구되자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일정이 취소됐다”는 공지만 게시돼 있었다.

현장에서는 불안과 분노가 뒤섞였다. 한 여성은 “히잡을 썼기 때문이냐?”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남성은 가족과 함께 축하하러 왔다가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이민국은 참석자들에게 “11월 1일 다시 오라”고 안내했지만,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일정이 또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조셉 에들로( Joseph Edlow) 국장은 쇼설미디어를 통해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하므로 인터뷰와 시민권 선서식 등 대민 서비스는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몇 건의 시민권 수여식이 취소됐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USCIS는 지역별 폐쇄 현황만 공개하고 있으며, 전체 취소 건수는 집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여식이 갑자기 취소됐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10월 1일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예산안 협상이 교착되면서 약 7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가 상태에 놓여 있다. 정치권의 대립이 길어질수록 시민권 취득을 기다리는 이민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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