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역 협정 시 보복 경고
중국이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아프리카 주요 경제국들에 외교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이집트, 케냐, 나이지리아 등의 정부 고위 인사들은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국가에 대해 중국이 보복할 것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발표한 관세정책으로 미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익이 되는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관세가 필요하다며 아프리카 수입품에 30%에서 5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미 수출에 대한 높은 세금으로 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자국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소토(Lesotho)와 같은 국가는 미국이 자국 수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여 섬유 산업이 파괴될 수 있다고 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미국의 31%의 관세부과로 미국과의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남아공의 한 정부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에 “우리가 트럼프를 기쁘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한다면 중국에서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와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무역 동맹을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가 미국과 경제적으로 가까워지면 중국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 전략은 중국과 더 많은 무역을 하는 것이지만 트럼프는 이를 배신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케냐와 나이지리아의 외교관들은 중국 관리들이 자국 정부에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에 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외교관은 “중국은 아프리카가 자기 편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 정부는 중국을 해치는 미국과 어떤 협정을 체결하는 국가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남아프리카 자유주립대학교의 정치학자인 이나 구우스 교수는 “중국의 보복 위협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기로에 서게 했다”고 말했다. 구우스 교수는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이나 중국과의 무역에서 손해를 볼 여유가 없으며, 두 나라 모두와 교역해야하지만 트럼프와 시진핑은 그들을 코너로 몰아넣었고, 아프리카에 좋은 탈출구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워싱턴DC와 요하네스버그에 본부를 둔 중국 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2024년 중국-아프리카 무역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2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아프리카 상품 무역 총액은 약 716억 달러에 달했다. 이 수치에는 2023년 대비 11.9% 증가한 321억 달러의 대아프리카 미국 상품 수출과 2023년 대비 1.9% 증가한 395억 달러의 대아프리카 미국 상품 수입이 포함됐다.
USTR은 2024년 미국의 대아프리카 상품 무역 적자가 74억 달러로 2023년보다 26.4%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