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처브(Chubb Limited)의 에반 그린버그 CEO가 중국 공산당(CCP)과의 ‘밀접한 관계’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소비자 권익단체 컨슈머스 리서치(Consumers’ Research) 는 9일 ‘차이나 처브(China Chubb)’라는 제목의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공개하고, 그린버그가 “중국 공산당과 긴밀히 협력하며 미국 내에서 친중국 성향의 정치 의제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처브 측은 즉각 반박했다. 회사 대변인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그린버그는 중국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줄곧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스뉴스 디지털은 그린버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왕이 정치국 위원 등 중국 고위층과 빈번히 접촉해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4년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직접 만나 “중국의 회복력과 활력은 놀랍다”고 언급했으며, 2023년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는 시진핑을 소개하며 “강하고 번영하는 중국은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버그는 또한 미·중 관계위원회(NCUSCR)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중국 칭화대 경제경영대학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칭화대는 중국의 국방 관련 기술개발 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미국 내에서는 그가 민감한 보험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컨슈머스 리서치의 윌 힐드 전무는 “미 정보당국이 지속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경제적 침투를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브는 중국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그린버그는 시진핑을 친구처럼 대하며 그를 ‘선한 세력’으로 묘사해왔다”고 비판했다.
에반 그린버그의 부친인 행크 그린버그 역시 과거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 간의 사업 협력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부자 모두의 중국 밀착 행보가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차이나 처브’ 캠페인은 미국 내 기업의 대중 관계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안보와 정치적 독립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지 주목된다.
<김승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