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총기구입 2년새 750만···무등록 ‘유령총’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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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수사국(FBI) 요원들이 5일 총기난사가 발생한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팍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무차별 총격이 발생하자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버리고 피신한 유모차와 의자만 수백여개에 달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 기획-총기난사···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다

올 사망자 벌써 1만명
4명 이상 피살 309건
전과 흉악범들 쉽게 소지

독립기념일 날 하이랜드팍에서 총기난사(Mass Shooting)가 일어나자 전국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터지는 총기 난사에 이제 시민들은 외출하기조차 겁이 난다고 말한다.

NBC 시카고에 따르면 시카고 시내에서만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최소 57명이 총탄에 맞아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하이랜드팍 총기 난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의 연휴동안 미 전역에서 328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 132명이 숨지고 35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지난 해 독립기념일 연휴에는 400건이 넘게 발생해 사망자는 최소 150명이었다.

미국에서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난 총기 난사는 올해에만 314건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특히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21명이 숨지는 충격적인 총격 사건이 벌어진 5월 24일 이후에도 한 달간에 걸쳐 100건 이상의 총기난사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들어 매일 한 건 이상의 총격 사건이 발생한다며 한 주동안 총격 사격이 4건 미만인 주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독립기념일인 4일까지 미국에서 총기 난사로 숨진 사람은 343명, 부상자는 1천 391명으로 집계됐다.
’총기폭력 아카이브(GVA)’의 자료에 따르면 총기난사 발생 건수는 2019년 417건, 2020년 611건, 2021년에는 거의 700건에 달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이전에는 총격 사건은 매년 400건을 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GVA는 올해 총기 관련 사망자는 1만 72명으로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말에는 2만 944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산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68-2017년까지 반세기 동안 15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건국 이후 전사한 군인보다 더 많은 숫자다. 2020년에는 4만5222명이 총기로 사망했다.

시카고의 북부 서버브로 3만여 명의 주민이 사는 부촌인 하이랜드팍은 90%가 백인이다. 평균소득이 15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총기 소유자는 최근 3년 동안 크게 늘어났다.
2019년 1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750만 명이 처음으로 총기 소유자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인구의 3%에 가까운 규모다. 어린이 500만 명을 포함해 1100만명이 총기에 노출된 셈이다.

총격 사건이 날로 늘어나면서 시카고는 불법 총기 즉 ‘유령총(Ghost Gun)도 범람하고 있다. 최근 일리노이주나 시카고는 이같은 불법 총기류에 대한 단속을 강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총격 사건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는 의문이다.
어제 카멜라 데비 해리스 부통령은 하이랜드팍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총기에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 늘어만 간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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