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노스웨스트 사이드의 한 조용한 주택가가 케네디 고속도로 공사 여파로 인해 대형 트럭들의 굉음과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로 인한 우회로 지정으로 인해 올드 어빙파크(Old Irving Park) 지역 주민들은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ABC7 I-팀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켈러 애비뉴(Keeler Ave.)에 세미트럭이 무리를 지어 진입하면서 아이들이 뛰노는 거리와 개를 산책시키는 주민들의 일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민 린다 페이는 “이곳은 시카고 전역에서 유일하게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구간”이라며 “보행자들도 있고, 길가에 차량도 주차돼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형 트럭이 몰려다니는 건 정말 큰 안전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민 장 밥티스트는 “몇 차례 개와 함께 있다가 트럭에 치일 뻔했다”며 “트럭이 워낙 커서 한 대만 진입해도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해진다. 도로 전체를 점령해버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트럭 운전자들보다는 이들을 이런 상황으로 몰아넣은 공사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케네디 고속도로 진입램프 폐쇄로 인해 트럭들이 본래의 진입 경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조용한 주택가 도로로 우회하게 된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5톤 이상 트럭 진입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럭들이 이를 인지했을 땐 이미 되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켈러 애비뉴는 좁고 주거 밀집 지역으로, 대형 트럭이 통과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주민 앨리스 먼캐스터는 “우리는 단지 올바른 표지판만 설치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 교통국(IDOT)은 “이번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지역 관계자 및 주민들과 논의해 표지판 추가 설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팀의 취재 이후, IDOT는 켈러 애비뉴/어빙파크 로드 출구 표지판에 주황색 ‘트럭 진입 금지(NO TRUCKS)’ 사인을 새롭게 부착했다. 또한 디지털 전광판을 통해 켈러 진입 금지를 알리고, 트럭들이 노스바운드 케네디 고속도로로 다시 진입하려면 애디슨(Addison Street) 출구를 사용할 것을 안내했다.
IDOT는 시카고 교통국(CDOT)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며, CDOT는 지역 시의원들과 협력해 추가 표지판 설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 교통 흐름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하며, 더 많은 표지판 설치와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페이 씨는 “이건 내 삶을 방해하는 수준”이라며 “이 거리에서 더 이상 트럭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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