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연기관차 연비 규제 대폭 완화한다”

4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자동차 제조업체 임원들과 함께 환경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갤런당 50→34.5 마일로
“신차 가격 1,000달러 내려갈 것”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열린 자동차 제조업체 임원들과의 만남에서 “내연기관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소비자들은 신차 가격 인하와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환경 부담과 연료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부과한 불합리하고 과도한 연비 기준(CAFE)을 공식 종료한다”며 “강화된 규제가 자동차 가격을 급등시키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모델의 가격이 1년 만에 18%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는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전체 차량의 평균 연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규제를 말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로 미국 가정은 장기적으로 약 1,09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발표 현장에는 포드,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업계는 이를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포드 짐 팰리 CEO는 “시장 현실에 맞는 기준으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과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2031년형 신차 기준 연비를 갤런당 50마일(약 21.4km)에서 34.5마일(약 14.6km)로 낮추는 것이다. 현재 적용되는 기준(갤런당 39마일, 약 16.6km)보다도 완화된 수준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유도했던 바이든 행정부 정책과는 정반대다.

CAFE 기준은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전체 차량의 평균 연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를 유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CAFE 기준 위반에 따른 벌금이 폐지되며, 전기차 관련 세액 공제도 축소된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발표를 일단 환영했지만, 장기적 우려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는 “연비 기준 완화로 단기적으로 신차 가격은 낮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할 휘발유 비용과 환경 비용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철강·수입 부품 관세로 인한 생산비 상승 문제도 여전히 존재해 차량 가격 하락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사람들은 전기차도 원하지만, 강제로 구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가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