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간 갈등 불구, 뉴욕 현안 협력 위해 만남 성사
트럼프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34) 뉴욕시장 당선자가 21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산주의자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가 회동을 요청했다”며 “21일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성향이 극과 극인 두 인물의 만남 소식은 워싱턴 정가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회동은 선거 기간 두 사람이 주고받았던 원색적 비난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당선자에게 “100% 공산주의자 광인”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맘다니의 낙선을 위해 경쟁 후보였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공개 지지했다. 맘다니도 “당선 수락 연설에서 TV 볼륨을 높여 트럼프에게 메시지를 들려주겠다“고 도발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손을 내민 쪽은 맘다니 당선자였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맘다니 측은 지난주 백악관과 접촉해 회담을 요청했다. 내년 1월 1일 공식 취임을 앞둔 맘다니 당선인은 살인적인 뉴욕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 등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동에서는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치안, 이민 정책 등 민감한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뉴욕 인근 해안경비대 시설을 구금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과 뉴욕시에 대한 연방 지원금 삭감 가능성까지 검토 중이다. 맘다니 당선인은 “뉴욕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민 정책과 관련해 양측이 팽팽한 입장 대립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동과 관련, “정치적 견해 차이는 있지만, 뉴욕 시민을 위한 협력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실리적 접근을 강조했다. 양측은 뉴욕시의 생활비 부담 완화와 안전 문제, 경제적 안정 등의 구체적 정책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남이 향후 뉴욕시-연방정부 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친트럼프 성향 언론과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맘다니 당선자의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정치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양측 모두에게 ‘실리와 상징’을 겸한 자리로, 선거 기간 동안 이어진 공방을 넘어 뉴욕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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