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공화당에 필리버스터(의사결정 방해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의사절차를 개정해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핵옵션(nuclear option)’ 사용을 촉구했다. ‘핵옵션’은 미국 상원에서 다수당이 소수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규칙을 바꾸는 절차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60표 이상 필요한 승인 요건을 단순 과반으로 낮춰 중요한 법안이나 인사안을 빠르게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민주당은 2013년, 공화당은 2017년에 이를 활용한 선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지금 바로 폐지해야 한다”며 공화당이 정부 운영 재개를 위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민주당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두 차례 필리버스터 폐지를 시도했지만, 당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조 맨친과 커스텐 시네마가 이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공화당이 이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핵옵션을 통해 최고의 판사와 검사를 임명할 수 있으며, 셧다운 조기 종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셧다운은 10월 1일부터 시작돼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간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만약 11월 5일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기록한 35일을 넘어 역대 최장 기간 셧다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4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식품 보조지원 프로그램(SNAP)’ 혜택이 11월 1일부터 중단되고, 130개 이상의 유아교육 프로그램 ‘헤드 스타트’도 연방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향해 “국가를 파괴하는 셧다운을 지속하고 있으며, 불법 이민자에게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려 한다”며 “공화당이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 정부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국민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SNAP 지원 중단에 대비해 무스, 순록, 생선 등 겨울철 식량을 비축하고 있고, 북동부 메인 주에서도 가정용 난방유 탱크를 채우며 연방 보조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다.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편 지연, 근로자 봉급 미지급, 의료보험 비용 상승 등 생활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