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커 주지사 “헌법 위반, 불법 침공” 소송 제기
텍사스 주방위군 병력, 7일 밤 시카고 도착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주방위군 400명을 포함해 총 700명의 병력을 일리노이주에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와 오리건 등 일부 지역에서 반복되는 폭력 사태와 법 집행 방해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치를 정당화했다. 국방부는 이번 배치가 최대 60일간 유지될 수 있으며, 필요시 연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병력은 시카고와 포틀랜드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이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6일 연방법원에 병력 배치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주정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타주의 군 병력을 들여오는 것은 헌법적 권한을 넘는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의 무리한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배경에는 시카고 지역에서의 연방 이민 단속과 그에 따른 시민 충돌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ICE(이민세관단속국)는 시카고에서 1,000명 이상의 이민자를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권자, 합법 이민자, 미성년자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 사례가 보고됐다.
현지 시민단체와 일부 공직자들은 “단속 방식이 과도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로건 스퀘어 지역에서는 연방 요원이 학교 인근에서 최루탄을 사용해 초등학교가 실내 수업으로 전환됐고, 제시 푸엔테스 시의원이 병원 응급실에서 연방 요원에게 체포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연방정부 측은 “지역 당국이 법 집행을 방해하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연방 요원들이 차량에 포위된 채 공격받는 상황도 발생했다”며 “병력 파견은 공공안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계엄법 발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필요시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리노이주는 군사적 대응이 필요한 위협 상태가 아니며, 평화로운 시위와 지역 치안은 주정부 차원에서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시카고시는 ICE 등 연방 기관이 시 공공건물을 단속 거점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며, ‘ICE 금지 구역’ 표지판 설치를 지시했다. 다만, 법원 영장에 따른 수사 활동은 예외로 둔다고 밝혔다.
현재 텍사스 주방위군 병력은 10월 7일 밤 시카고에 도착할 예정이며, 오리건 주에 대한 병력 배치는 법원에 의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시카고에 대한 최종 결정은 9일(목)에 내려질 예정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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