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레이의 여당 선거 승리
▶ 좌파 야당에 15%p차 압승
▶ “여당 승리하면 경제 지원”
▶ 트럼프 전폭 지원이 결정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속한 여당이 상·하원 의원 중간선거에서 야당을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는 임기 절반이 지난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다. 선거 막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거액을 투입하며 밀레이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시도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여당인 자유전진당(LLA)은 26일(현지시간) 개표율 90% 기준으로 40.84%를 득표해 24.5%를 얻은 야당인 페론주의(좌파 포퓰리즘 성향)를 약 15%포인트(p) 차이로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3분의 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하는 선거로, LLA와 페론주의 야당은 하원에서 127석 중 각각 64석, 44석을 나눠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주요 선거구인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에서 LLA가 야당에 14%p 차이로 완패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 LLA가 41.5%를 득표하며 오히려 야당을 1%p 앞선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LLA는 이미 확보하고 있던 하원 의석을 합쳐 ‘최소 3분의 1 이상(86석)’이었던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당이 야당에 입법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하원 의석 최소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정확한 의석 배분은 공식 개표 종료 후 나올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2023년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승리가 확실시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쇠퇴 대신 돌이킬 수 없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는 국가적 사명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전환점을 넘었으며, 국민 여러분이 저를 재신임해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혁을 멈출 수 없으며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중도 성향 군소정당 소속 상·하원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밀레이 대통령의 승리는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그를 열렬히 지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와도 같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라틴아메리카 전문 선임 정치 분석가인 안드레스 마르티네스-페르난데스는 “밀레이가 상징하는 상식과 친미적 리더십의 압도적인 승리”라며 “미국과 매우 적극적인 방식으로 동맹을 맺으려는 국가들에게 매우 분명한 이점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금융위기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밀레이 정부에 200억 달러(약 28조7,000억 원) 규모 통화스와프를 포함해 최대 400억 달러(57조6,000억 원 상당)의 거액을 전폭 지원하며 ‘여당 승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로 인해 미국이 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밀레이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압승을 거둔 밀레이 대통령 승리를 축하한다. 그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에게 보인 신뢰는 아르헨티나 국민에 의해 정당화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