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이민 단속 기관화 우려
신규·기존 계좌 모두 검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은행 고객의 시민권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통신은 24일, 재무부가 행정명령이나 기타 행정 조치를 통해 은행이 시민권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불법 체류 이민자 단속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조치가 시행될 경우 은행들은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계좌 보유자에게도 시민권 증명을 위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해 고객 확인 제도를 운영하며 여권 번호나 사회보장번호(SSN) 등을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시민권 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거나 비시민권자의 계좌 개설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정치권에서는 강경한 입장이 나왔다.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은 소셜미디어(X, 구 트위터)를 통해 불법 이민자의 은행 계좌 개설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 이용은 법과 주권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돼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 조치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쿠시 데사이 부대변인은 “재무부에서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며 “공식 발표되지 않은 정책에 대한 보도는 추측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과 시민권 단체들은 이번 검토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은행권은 과도한 행정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영주권자나 유학생 등 시민권이 없는 합법적 체류자의 금융 활동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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