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6개 국제기구 탈퇴·국방비 1.7배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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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미국 우선주의 현실화
유엔 관련 기관 포함… 인천 본부 둔 녹색기후기금도 탈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유엔 산하 31곳을 포함해 총 66개 국제기구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상 단체에는 기후, 평화, 인권 관련 기구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기구에 참여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그는 취임 직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예산을 대폭 줄이고, 파리기후협약과 WHO에서 탈퇴하며 해외 지원과 국제 협력 참여를 조정했다. 백악관은 각서에서 해당 국제기구들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 주권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국민 세금이 외국 단체로 흘러가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탈퇴 대상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유엔민주주의기금, 유엔무역개발회의, ECOSOC 산하 일부 지역 위원회,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등도 포함됐다. 대부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참여 중인 국제기구와 협약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조치의 일환으로 인천에 본부를 둔 녹색기후기금(GCF)에서도 탈퇴했다. 미 재무부는 8일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결정에 맞춰 GCF에 즉각 탈퇴와 이사회 사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GCF와 같은 급진적 기구는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에 필요한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와 상반된다”며 자금 지원을 중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GCF는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국제금융기구로, 사무국은 2012년 인천 송도에 설치됐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비를 현재 9,010억 달러에서 내년 1조5,000억 달러로 1.7배 증액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첨단 미사일 방어망, 초대형 군함, 위성 기반 방어 시스템 등 세계 최강 수준의 군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예산은  모든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우주 위성을 활용한 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 ‘골든 돔’과 미래형 무기로 무장한 ‘황금 함대’를 구축하며, 미국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사력 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한 방어나 전쟁 억지를 넘어 실제 군사력 행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 공습과 새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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