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보상 결정…1심 유죄→’피해자 진술 증거능력 없다’ 2심 무죄→대법 확정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12년 전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75)씨가 국가로부터 435만원을 보상받는다.
17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차영민 수석부장판사)는 조씨에게 비용보상금으로 435만원을 지급하는 형사보상 결정을 공시했다.
형사보상은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이 구금이나 재판으로 생긴 손해를 보상해 달라고 국가에 청구하는 제도다.
조씨는 2013년 초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채무자 A씨에게 소음기를 단 권총을 머리에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권총 손잡이와 손발로 A씨의 온몸을 여러 차례 때리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조씨는 자신의 지인이 A씨의 소개로 만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조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범행 내용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감안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핵심 증인인 피해자 A씨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다”며 조씨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A씨는 조씨의 1심 2차 공판기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4차 공판기일부터는 ‘조씨 면전에서 증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2022년 무죄를 확정했다.
조씨는 1970년대에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급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1995년 만기 출소해 ‘신앙 간증’을 받은 뒤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이후에도 해외 원정도박과 대출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기소됐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