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일리노이 주지사 제이비 프리츠커와 시카고의 브랜든 존슨 시장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두 인사가 강하게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프리츠커 주지사와 존슨 시장은 ICE 요원들을 보호하지 못한 죄로 감옥에 가야 한다”고 올렸다. 이 발언은 연방정부가 전국경비대 병력 500여 명을 시카고 일대에 투입한 직후 나온 것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하는 선출직들을 체포하라고 선동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전체주의의 시작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카메라 앞에서만 강한 척한다“며 “나를 잡으러 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나는 어디 가지 않는다”며 “트럼프가 흑인 남성을 부당하게 체포하려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츠커 주지사와 존슨 시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지역에 군 병력을 배치하면서 시작됐다. 연방 당국은 “ICE 요원 등 연방 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리노이 주 정부는 이를 “헌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 법무장관 크웨이미 라울은 “대통령의 군 병력 파견은 불법이며 헌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프리츠커 주지사도 “트럼프는 혼란과 공포를 조성해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시카고에 군을 보내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권한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지역 지도자들이 통제하지 못한 폭력 사태로부터 연방 요원을 보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약 500명의 병력이 졸리엣 인근 엘우드 미군 예비기지에 도착했으며, 최소 60일간 주둔할 예정이다. 다만 연방법원은 일리노이 주의 소송 심리가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추가 병력 배치를 “잠정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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