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 대학과 체결했던 90억 달러 규모의 계약과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미 교육부, 보건복지부, 연방 총괄서비스국은 지난달 31일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단속의 일환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들 정부기관들은 하버드와 연방정부 간의 2억 5560만 달러의 계약과 87억 달러의 다년 보조금 약정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을 강타한 문화 전쟁의 중심에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미국 대학들이 정책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최신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미국 대학에서 극좌 혹은 극단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오랫동안 필요했던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하는 측은 이 단속이 학문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짓밟는 과잉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앨런 가버 총장은 성명서를 통해 “이 자금 지원이 끊기면 생명을 구하는 연구가 중단되고 중요한 과학 연구와 혁신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캠퍼스에는 반유대주의가 존재한다”며 “대학 총장으로서도 이를 직접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가버 총장은 하버드가 지난 15개월 동안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개혁을 시행해 왔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인정하며 이 문제에 대해 연방정부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와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버드에 대한 이같은 조치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아이비리그 학교인 컬럼비아 대학에 4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취소한 후 나온 것이다. 이 대학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반이스라엘 시위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이달 초 컬럼비아 대학은 연방 지원금을 되찾는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몇 가지 사항을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의 일부 학생과 교수진들은 학교가 연방 정부의 요구를 묵인한 것에 대해 항의한 후 학교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는 트랜스젠더 스포츠 정책으로 인해 다른 아이비리그 학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1억 7500만 달러의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하버드를 포함한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않을 경우 민권법 제6조에 따라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하버드는 자유로운 탐구보다 분열적인 이념을 조장하면서 캠퍼스 내 학생들을 반유대주의적 차별로부터 보호하지 못해 그 명성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며, “하버드는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고 모든 학생이 캠퍼스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진리 추구에 전념하는 대학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3년 말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총장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증가를 조사하는 의회 위원회에 출석하면서 하버드를 비롯한 다른 대학들이 보수주의자들의 집중 타깃이 되기도 했다.
클라우딘 게이 전 하버드 총장은 당시 의회에 출석하여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것이 학교의 규칙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는 표현의 자유 보호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만 답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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