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전 이혜민양 사건
▶ ‘HBO 다큐’ 의혹 조명
HBO가 다큐 시리즈 ‘아드난 사이드를 둘러싼 사건’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23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풀려난 아드난 사이드의 삶과 미해결 살인사건의 의혹을 조명했다.
26년 전인 1999년 1월13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카운티 우드론 고교의 한인 학생 이혜민 양이 실종되고, 이 양은 한 달 뒤인 2월9일 리킨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남자친구인 아드난 사이드(당시 17세)는 이 양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공원에 암매장한 혐의로 2000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팟캐스트 프로그램 ‘시리얼’의 의문 제기로 사건이 재조명돼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복역 중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사이드는 증거 신뢰성과 재판 절차의 문제 제기로 2022년 9월 유죄 판결이 무효화됐고 석방됐다.
HBO는 이 과정을 특별 에피소드로 다루며 사이드가 감옥에서 나와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을 담았다. 그는 현재 버지니아에서 아내와 함께 거주하며 조지타운대 교정 프로그램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메릴랜드주 항소법원은 2023년 3월 피해자 이 양의 가족이 사이드의 석방을 결정짓는 공판에 대한 통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다시 복원했다. 이후 사이드 측은 ‘청소년 복역 재심법’을 근거로 종신형 감형을 요청했고, 볼티모어 순회법원은 올해 3월6일 ‘사이드가 이미 충분한 형기를 복역했다’며 ‘형량 완료’로 판결을 내렸다. 사이드가 사건 당시 1999년 18세가 되지 않았던 점이 반영된 것. 그러나 그의 살인 유죄 판결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사이드의 친구인 라비아 차우드리 변호사는 살인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차우드리는 이 양이 실종되던 날 만나기로 한 당시 남자친구인 돈 클라인딘스트와 이 양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알론조 셀러스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들의 DNA와 사건 현장의 증거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희경 기자>